작품

정광식

정광식

 평론

그의 작품을 보면서 자연현상이 만들어낸 풍경을 떠올릴 수 있다. 그의 작품 자체가 풍경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판석의 표면을 채색하지 않았다면 사람이 만들어놓은 도시의 풍경이 아니라 자연에 생성된 태초의 풍경을 떠올리게 만들 것이다. 그런가 하면 그라인더로 긁어낸 판석은 비록 패인 곳의 깊이가 조금씩 다르다 하더라도 두께가 일정하기 때문에 마티에르가 풍부한 추상회화, 즉 추상표현주의나 앵포르멜 회화와도 연결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그의 작업은 돌의 표면을 긁어낸 자국이 뚜렷하게 남아있는 추상으로부터 풍경으로 발전했다. 추상작업의 경우 가장자리가 뾰족하게 튀어나온 무수하게 많은 부분들로 구성된 입방체이지만 텍스추어가 덩어리를 압도하는 특징이 있다. 이런 추상작업을 추구하던 그가 풍경이 있는 조각으로 방향을 선회함으로써 그는 회화적 조각이란 세계로 들어선 것이다.

-최태만(미술평론가)-